앞선 글들인 가계부 쓰는 방법 (2)까지 가계부목록- 수입 및 지출관리, 계좌 관리, 재무상태표-의 정의와 양식에 대한 소개를 했다. 이번 글에서는 예고했던 대로 위 표 양식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 나의 스무살 이후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례 탐구를 해보려고 한다.
사례를 소개하기에 앞서 숫자의 절대적인 크기(=가격)와 시점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사례를 소개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가계부를 작성함으로써 우리 가계의 자산을 관리하고 순자산을 늘려가는 방법을 함께 알아보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20대 초중반에는 이런 표들을 쓸 생각도 하지 않았어서, 기억에 의존해 대략적으로 작성했다.
가계는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단위로서- 경제학에서는 가계, 기업, 정부를 국민경제의 3대 경제주체로 여긴다. 여기에 글로벌경제 시대에 외국을 경제주체에 곁다리로 넣으면 4대 경제주체가 된다- 가계의 자금흐름을 파악하고 관리하고 경영할 수 있다면, 기업도 혹은 국가까지도 어떻게 경영되는지 파악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앞선 글에서도 소개했지만 기업의 재무제표도 결국엔 이름만 다르고 복잡성이 증가할 뿐 큰 틀에서는 모두 같다.
이 블로그에서 소개한 가계부를 잘 활용하고, 직접 작성하면서 와닿는게 있는 분들을 위해 후에 기회가 된다면 기업의 재무제표 분석, 좋은 기업 찾기(=상장사라면 좋은 주식 찾기) 에 대한 내용도 별도로 써보려고 한다.
참고로, 가계부 쓰는 방법 (2)에서 소개한 재무상태표 양식에서 리스트들을 삭제하지 않고 시점별로 활용되지 않는 부분은 글씨색을 연한 회색으로 바꾸고 시작했다. 20대 초중반 대학생 때에서 부터 취직 때까지의 사례를 스토리와 표로 소개한다.
그럼 이제 가계부 사례를 살펴보러 가보자! 사례는 내용과 표의 숫자에 주목하되, 순자산의 변화를 꼭 살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1) 20대 초반
* [사례 1] 고교졸업 후 학업을 위해 서울로 온 나는 통학 시간을 아끼기 위해 대학 근처에 원룸을 구하기로 했다. 부모님께서 지원해주신 3천만원을 자본금으로 해서 학교 근처에 임차보증금 3천만원의 원룸을 구했다. 이때엔 따로 소득이 없었고, 부모님께서 매달 부쳐주시는 용돈으로 생활했으므로 따로 수입나 목표설정은 하지 않았다. 보내주시는 족족 소비하는데 바빴던 시기였다. 다만, 만 스무살이 되면서 청약저축은 하나 해야겠다 싶어서 근처 OO은행에 가서 청약저축 통장을 하나 만들었다.
* [사례 2] 행정고시를 1년간 준비하던 나는 한 번의 응시 후 적성에 안맞는 것을 깨닫고 깔끔하게 진로를 바꾸기로 하고, 그간 과외 및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약 한 달간의 유럽여행(2주는 국제워크캠프)을 가기로 한다. 진로의 변경은 금융권으로 생각하고 투자공부목적으로 펀드에 하나 가입했다. (새롭게 언급된 내용은 파란색 글씨로 작성함).
+ 여행은 금전적으로는 하나의 '소비지출'이지만 삶의 경험을 넓히고 인간적으로 성숙하게 해주는 의미에서 '투자지출'로 봐도 무방하며, 아래 표에는 넣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무형자산'의 증가와 동일한 의미로 생각한다.
* [사례 3] 유럽여행에서 그간 모은 돈을 다 쓰고 서울로 돌아온 나는 본격적인 진로탐색을 위해 인턴십을 하기로 했다. 유럽여행은 고시생활로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새로운 마음 다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인턴십의 경우 방학기간에만 하는 단기 인턴도 있으나, 졸업 후 진로를 탐색하고자 하는 목적이고 또 좋은 인턴십 기회를 잡았기에 한학기를 휴학했다. 지난 번 가입했던 펀드는 그냥 놔두었더니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폭망했고 손실을 본 상태로 놔두었다. 인턴십을 하면서 조금씩 모인 돈은 보통예금 통장에 모았다. 금융권 중에서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쪽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직접투자에도 투자공부목적으로 돈을 조금 보탰다.
(2) 20대 중반
* [사례 4] 졸업을 앞둔 나는 여의도에 취업하기로 마음먹고 학교 앞 원룸생활을 접고 강서구로 이사를 했다. 원룸 임차보증금으로 사용했던 3천만원을 활용하여 강서구에 오피스텔을 하나 구했고, 시세가 대학근처보다 비싸져 일정금액의 월세를 추가로 지불했다. 월세는 인턴십을 통해 받는 월급 100여만원 내에서 해결했다. 펀드는 손실된 상태에서 회생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인출했고, 그 금액은 직접투자계좌로 옮겼다. 얼마안되는 인턴 월급에서도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기 때문에 국민연금 적립이 있었고 대략적인 금액을 계산해봤다.
* [사례 5]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바람대로 여의도에 취직을 했다. (여의도에 취직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여의도 소재지 직장에만 이력서를 내면된다) 취직한 이후부터 유의미한 소득이 발생하는 시기가 되었다. 그러나 서울생활이 그리 녹록한가? 내 월급이 오른만큼 월세가 올랐다. 순자산의 증가속도는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 그래도 시드머니 모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휴가를 위해 달러도 일부 사두었다. 소위 스펙 갖추기 경쟁인 취업준비 때문에 직접투자는 관심밖으로 멀어져 투자금액은 늘지도 줄지도 않고 그대로 있었다. 적은 돈을 넣었더니 마음 씀이 덜 되었던 것 같다. 정말로 투자로 생계를 책임지려면 자기 자산의 전부를 걸고 해야 제대로 배울 수 있다고 느꼈다. 취직 후 출근을 위해 이것저것- 정장, 화장품, 신발 등- 사야될 것도 많아 돈은 여전히 잘 모이지 않았다. 신용카드를 만들었고, 씀씀이도 커졌다.
이상 5가지 사례는 순자산 금액 목표가 따로 없던 시절, 일명 도움닫기 시절이며 소비지출이 주를 이룬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 도움닫기 시기를 어떻게 의미있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의 방향이 달라지게 되는 것 같다.
우연히 20대 초중반의 청춘이 이 글을 본다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 시기는 인생에 대한 투자이며 부모님께서 여유가 되신다면 부모님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그리 미안하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받은 만큼 은혜를 갚겠다는 생각으로 알차게 보낸다면, 자식으로서 후에 꼭 그 마음을 표현할 날이 올 것이다. 인생을 걸고 투자한 만큼 후에 꼭 보상을 받을 날이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포기하지 말고 힘을 내라고!
다음 편에는 20대 중후반 이야기를 이어간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하며, 다음편도 기대해주시라~
To be continued...
201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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